“아버지”

오늘 설교와 관련된 용서의 예를 찾던 중 두란노 아버지학교 가정회복사역 팀장인이었던 정회성의 [아버지, 이제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라는 책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에필로그인데 너무 감동적이라 요약해서 옮겨봅니다.

-어릴 때부터 나의 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무수히도 얻어맞았다는 것밖에 없다. 아버지는 폭발적인 분노로 때릴 때면 손에 잡히는 물건이 무엇이든 나에게 던졌다. 그러고 나서 때린 것을 후회하고 미안한 듯 먹을 것이나 상처에 바를 약을 사 가지고 오셨다. 아버지와 눈을 마주치는 것도, 집에 들어오면 함께 있는 것도 두렵고 어색하여 집에 가기조차 싫었다. 전화할 때도 아버지가 받으면 얼른 어머니를 바꿔달라고 했다. 나의 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처리되지 않은 분노가 있었다. 그 분노가 나올 때는 애써 잠을 청하기도 했고 아니면 성을 탐닉하기도 했다. 또한 하나님과의 관계도 제대로 맺지 못했다. 아버지라고 부를 때 아무 느낌도 가질 수 없었으며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는 것이 싫을 때도 있었다.

어느 날 친구 집을 방문했는데 놀라운 일을 보았다. 내 친구가 자기 아버지와 씨름하고 있었는데 아버지와 마치 친구처럼 즐겁게 노는 장면을 봤다. 내가 얼마나 바랐던 모습이었는지, 세상의 모든 아버지는 우리아버지와 같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게 아니었다.

세월이 흐르고 예수전도단의 DTS 훈련을 받고, <하나님의 아버지 마음>을 읽고 있었다. 스물세 번째 되는 생일날. 부모님께 전화를 드려 아버지께 사랑한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었다.

“아버지, 잘 지내세요? 아버지께서 날 위해 새벽마다 기도해주시는 것이 생각나요. 감사하고요, 또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해요”라고 했더니 아버지가 “그래, 힘들겠지만 열심히 해라”고 하셨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께 오늘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뭔데?

그 때... 그렇게 연습하고 연습했던 말이었는데 그것이 목구멍까지는 왔으나 도대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만약 오늘 이 말을 하지 못한다면 아마 영원히 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금 힘을 내어 입을 열었다.

“아버지, 제가 아버지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요. 아버지… 사랑해요.

그 말을 마치고 나는 전화를 끊고 방으로 들어와서 엉엉 울었다. 지난날의 아픔들이 마치 영화필름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나며 지나갔다.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말을 하고나니 그 행복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그 후 7년이 흘렀다. 이제는 아버지와 친밀하고 싶었다. 아버지를 7년 전에 이미 용서는 했지만 아버지와 친밀함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였다. 아버지를 꼭 한번만이라도 안아드리고 그리곤 사역자의 길을 떠나고 싶었다. 구정에 부모님 댁에 세배를 하러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서 오늘은 꼭 아버지를 안아드리리라 결심했다. 부모님 댁에 도착해 세배를 드렸다. 아버지는 나에게 “이제 사역자가 되었으니 주 안에서 사역 잘하라”고 격려해주셨다.

“아버지, 아버지하고 꼭 한번 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라고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아버지에게 다가가려 했는데 앞으로 뻗어져야 할 다리가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하지만 오늘 못하게 되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속으로 강하게 다짐을 하고 용기를 내서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껴안으면서 울었다 “아버지, 사랑하고 감사해요.

그때 하염없이 울고 계시는 아버지를 보았다. 아버지 역시 당신의 아버지에게 한 번도 사랑의 안김을 경험해보지 못했기에, 나를 안아주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몰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의 품이 너무나도 좋았다. 옆에 계신 어머니도 울고 뒤에 있던 아내도 울고… 그곳은 울음바다가 되었다. 그곳에는 아버지와 자녀 사이에 어떠한 불필요한 긴장감이나 어색함이 더 이상 없으며, 진정한 평안과 기쁨만이 충만했다.

전에는 내가 전화를 걸어도 엄마 바꿔주기에 바쁘셨던 아버지가 이제는 나에게 직접 전화를 거시길 좋아하신다. 최근에 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중에 아버지의 전화를 받았다.

“회성아, 지금 여기가 어딘 줄 아니?

“아버지, 어디예요?

“여기 지금 월마트다. 그런데 너에게 할 말이 있다.

“뭔데요?

“… 나 너 사랑한다.

그리곤 황급히 전화를 끊으신다. 내 얼굴에는 미소와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무섭고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아버지였는데, 이제는 점점 친구와 같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관계가 되었다.-